추억을 마시며 /이헌 조미경
바람 부는 거리에허깨비 같은 몰골로
이리저리 헤매는 낙엽들의 잔상에
쓸쓸히 떠내려간 영혼의 발자취를다시 한번 떠올려 봅니다
여름은 아름다운 날들과
추억을 남기고 떠나고
떠난 자의 빈자리에 옹이가 박히고
허전함 채울 길 없어 빈 잔에 가득
눈물과 한숨도 타서 마셔 봅니다
영영 떠나 버린 여름의 쓸쓸한
잔영을 끝내 못 잊고재회의 순간을 기다리다
눈물이 방울저 흐릅니다
쓸쓸한 가을이여
고독한 가을이여
슬픈 그림자만이내 허허로움 채울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