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을 어디론가 떠나며
청계 정헌영
가을이다
지긋이 가을을 느끼고 싶어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마음에
기차를 탔다
레일 위를 힘차게 달리는 열차 내는
울긋불긋 옷을 입은 승객으로 만원
모두 다 핑크빛 얼굴 되어 웃음이 넘친다
차창밖에 펼쳐진
아름다운 가을 풍경이 환상적이다
짜릿한 황홀경에 젓는다
혼자 즐기는 기차여행이 어쩐지 허전하여
잠시 옆자리를 보니 텅 비어 있어
그 사람에게 알리지도 않고
서둘러 떠나온 것을 후회도 했다
가을 속으로 여행을 떠나면
모든 외로움이 사라질 줄 알았는데
물결치는 가을은
어디서나 그렇게 외로움을 주나보다
가는 곳 마다 펼쳐진 가을빛을
핸드폰에 담고 눈에 넣으며
혼자 있을 그 사람 곁으로 다시 돌아가련다
가을은 혼자 하기엔
너무나 잔인한 계절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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