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 淸草배창호
바람이
나날이 다른 봄날의 이맘때면
하얀 설렘이 온통 헤집고 있어
새삼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데도
내 안에 은애하고 있는 그리움이
봄눈처럼 하늘하늘
절세의 아름다운 절창으로
아낌없이 피우는
더없는 순결의 사랑이 지천을 덮었다
삼백예순날도 마다하지 않고
기다린 시절 인연이었기에
열흘이면 지고 말
이별의 뒤안길이 밤새 서러워
하마하는 기억 저편에
음각으로 새겨야만 하니
부메랑이 된 바람 앞에
꽃비만 하염없이 내린다
하얗게 하얗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