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편지가 된 그대 / 김민소
가을이 되면
어김없이 편지를 씁니다.
한 장에는
오색 낙엽을 붙이고
또 한 장에는
석류빛 하늘을 오려 붙여
울컥 치미는 그리움을 담지만
결국 서랍속에 잠을 재웁니다.
세월은 흘렀건만
가슴을 알싸하게 하는 그대
국화향 풀 풀 뇌수를 자극할 때면
당신의 영상에 하루가 휘청거립니다.
가을이 되면
어김없이 편지를 씁니다.
또 한 장에는
풀빛 추억을 넣고
마지막 한 장에는
사랑보다 긴 이별을 넣으며
끙끙 앓았던 심정을 토하지만
또 다시 서랍속에 주저 앉힙니다.
불러도 목말랐던 이름,
기억저편에 사라졌다 했건만
갈바람 솔솔 살갗을 간지럽히면
당신의 흔적과 투쟁을 해야합니다.
가을이 되면
편지가 된 그대는
그렇게 지켜 보고 있습니다.
내 사랑의 에스프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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