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꽃필 그 날을
청계 정헌영
그 임이 오시면 행복할 텐데
그 임이 오시면 사랑이 뜨거울 텐데
하얀 눈발만 날리고
앙상한 나뭇가지마다
얼음꽃만 맺힌다
뜰앞 메타쉐콰이어 높은 가지에
까치가 와 울면
행여 임 소식 전해 줄까 봐
온종일 가누란 햇살 붙들고
기다리고 기다려도 소식은 없고
해 질 녘 매몰찬 바람이
씨잉 씨잉 불어
메마른 가슴을 얼 군다
나 홀로 사랑과 낭만을 숨겨놓은
새하얀 설원 속을 거닐며
언젠가는 내 곁에 살포시 다가와
살짝 웃어줄 임을 그리며
연초록 봄을 기다린다
사랑이 꽃필 그 날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