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인연
봄비
山雲 신현복
봄비가 온다
미용실에 들러 머리를 깎는다
풀씨들과 달리, 나비 알과 달리
나는 틔울 싹이 없다
모래알이다
여태껏 내 가슴속
제비집 한 채 지을 흙조차 없으니
풀씨 한 알 심지 않았으니
입춘 날 그곳에 호미 질 한번 안 했으니
봄비는
사정없이 가위질한다 고친다
잘 다듬어진 내 머리통
문득 풀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