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의 바람 / 청초이 보 숙
널브러진 햇빛 사이로
가을의 화창한 하루가 가고
발라드의 속도로 한 발짝씩
그대 생각이 내게로 옵니다
11월의 바람이
어둠 속의 창을 두드리며
지나가는 소리가 들립니다
갈 수록 싸늘해지는 바람과
그 속을 떠도는 먼지 같은
미세하고 미세한 그리움이
쑥쑥, 안쪽에서 자라납니다
밤하늘의 공기가
싸늘해질수록 그리움 온도는
뜨겁디 뜨거운 전류로 흐르고
인연의 질긴 매듭을 푸는 것은
결국은 시간임을 깨닫습니다
자르르! 앞마당에서 바람이
낙엽을 몰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