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개인 아침
다감 이정애
허기진 배가 안쓰러워
물을 뿌려 주었건만
갈증만 간신히 해결되었지
풍족하지는 못했나보다
텃밭에서 기거하며
드문드문 열던 열매가
비 개인 아침에 나가보니
여기저기서 손들며 인사한다
주렁주렁 매달린 여러 종류의 고추
보랏빛 곱게 물든 가지
붉은 연정 터질듯한 방울토마토
날씬한 몸매를 자랑하는 오이
싱그럽고 맛깔스러운 상추와 부추
바라만 봐도 입가에는
미소가 툭 터지는데
아침 밥상에 상쾌한 공기가 앉아
행복한 하루를 축복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