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 주응규
이제는 돌아가려야 돌아갈 수 없는
굽이굽이 쳐 가마득히 걸어온 길
때로는 아쉬움과 후회의 길일지라도
그래도 내가 선택한 길이기에
원망 없이 묵묵히 걸어가련다.
행여나 이 길이 아닌 다른 길로 갔으면
어떠한 운명의 길로 접어들어 섰을는지
가끔은 의문이 들지만
내게 또다시 선택의 갈림길에 서는
그날이 온다고 하여도
나는 기꺼이 이 길을 걸었을 것이다.
내가 지금껏 걸어온 이 길 끝에서
막다른 골목길이 나온다면
나는 짚고 온 지팡이를 꽂아두고
바람과 구름이 흘러가는
길로 걸어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