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련 / 이정규
바람이 분다
그대 마음 안에 피우지 못한 꽃
스치고 지나간 그 흔적
보이지 않는 인연의 그림자로
지우지 못할 상념으로만 남았는가
단백한 설렘의 시간들
텅 빈 계절에 욕망으로 피어나서
마음의 갈증 해소에
향기를 품어 유혹을 했건만
여명은 허물을 벗기고
소리 없이 깊어졌을 뿐인데
슬픔의 잔해들은
쏟아지는 별빛 속에 연정의 몸부림으로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어
쓸쓸한 미련만을 매만지며
밀려오는 포말감은
외로운 고독으로 나를 길들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