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11월/조미경
아름다운 11월은
에메랄드빛 바다를 품어
푸르게 아름답게 빛나고
아름다운 11월은
하늘에 솜털 같은 구름은
신부의 드레스자락을 펼쳐 놓은듯
눈부시게 하얗다
아름다운 11월은
언제 어디서나 시가 되고
열망이 되고, 소망이 되고 꿈이 되어
아름다운 낙엽들 소풍길에 친구가 된다
아름다운 11월은 길가에
죽 늘어선 가로수에서
단풍들의 고단함과
차가운 겨울을 느끼고
아름다운 11월은
들판에 펼쳐진
베어낸 벼 이삭에서
수확의 기쁨과
농부의 고단함을 느낀다
아름다운 11월은
바다 건너 태평양 한가운데 떠 있는
이름 모를 선박에서도
만선의 기쁨을 느낀다